전집을 운영하며 이것저것을 해본 입장으로 창업을 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몇 자 적어보고자 합니다. 이 글을 보시기 전에 제가 작성한 이전 글들을 참고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확실한 사이드 메뉴 만들기
제가 생각할 때, 전집 아니 음식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권과 입지입니다. "맛있으면 뭐든지 잘 될 거야" 라는 생각은 고이 접어두시길 바랍니다. 그러기엔 음식점들이 너무 많고, 맛이 아무리 좋고 가격이 합리적이어도 사람이 오지 않으면 음식점은 잘 될 수 없습니다. 상권과 입지, 아이템 등의 이야기는 너무 할 이야기가 많아 다음으로 미루도록 하겠습니다.
전집을 창업하기 전 예비창업자이거나, 창업을 이미 했다면 가장 우선시 해야할 것은 확실한 사이드 메뉴 만들기입니다. 사이드 메뉴라고 해서 가격이 저렴한 곁가지 메뉴가 아니라, 전과 어울리거나, 조금 달라도 가게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하여야 합니다.
전집 중 잘되는 곳을 살펴보면 자신의 특색을 살리는 사이드메뉴를 가지고 있습니다. 망원시장의 우이락의 경우 고추튀김과 홍어무침으로 오히려 전보다 더욱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은평구에 유명한 전집인 바로전집은 불오징어한판이라는 메뉴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또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광장시장 순희네빈대떡은 육회, 강릉의 전집은 꼬막무침을 확실한 사이드 메뉴로 자리 잡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저희 가게의 경우 골뱅이무침이 인기가 있는데, 사실 앞서 언급한 음식에 비해 자리를 잡는데 오래 걸린 것 같습니다. 치킨과의 콜라보레이션이 좋지, 전과 매치가 잘 안 되는 메뉴이기는 했지만 워낙 좋아하는 메뉴기도 하고 오랜 기간 메뉴를 밀다 보니 지금은 자리를 잡아 단독으로 메뉴를 주문하는 경우도 많이 생기곤 합니다.
제가 말하는 사이드 메뉴는 전집을 창업하시는 사장님이 가장 자신있어하는 메뉴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 가게에 정체성입니다. 모둠전의 구성이 사장님의 취향에 따라 다르듯 주변에 나오는 밑반찬이나 음식, 주류 구성까지도 모두 다릅니다. 수많은 전집들 중에서 사장님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사이드 메뉴입니다. 여러 가지 메뉴를 모두 잘한다고 해서 메뉴를 늘리다가는 전집이 아닌 포차가 되어 술집과 경쟁할 수밖에 없습니다. 생존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지는 것입니다.
모둠전에 들어가는 전과 기타 전 메뉴들은 사장님께서 꼭 맛있게 만드셔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사이드는 한 개, 그 사이드 메뉴가 만약 아구찜이라면 아구찜도 다른 아구찜전문점과 비슷한 퀄리티를 창출해내셔야합니다. 그러고 나면 전집이라는 정체성 위에 하나가 덧붙여집니다. 아구찜이 맛있는 전집, 이것이 사장님 가게의 하나의 아이덴티티가 되어 손님들에게 기억되게 합니다. 이 주력 사이드메뉴가 여러개가 된다면, 고객들에게 사장님 가게가 인식되는 시간은 점점 길어져, 먼저 지칠 수밖에 없습니다.
2. 포장과 배달을 고려한 주방 동선 짜기
저도 전집을 하고 있지만 현재 사용하고 있는 주방에 불만이 많습니다. 두 번이나 뜯어 고쳤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늘어날수록 불편해지는 것을 겪고 있습니다. 다 주방에 대한 고려 없이 사업을 시작하여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이죠. 이것처럼 창업을 할 때 주방을 효율적으로 구성해야 최대한의 매출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 전집을 하면, 포장을 빠르게 할 수 있어야하고, 배달을 같이 하면 배달 들어온 음식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야 하는 동선을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처음부터 완벽한 주방 동선을 짜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전집을 할 때 비가 오지 않는 날, 비수기의 공백을 메꿀 수 있는 수단을 미리 고려하여 동선을 짜는 것은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급기와 배기도 매우 중요한데, 자세한 내용은 제 블로그에서 관련 글을 확인하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주방의 동선만 잘 짜도 적은 인력으로 효율적인 가게 운영을 해나갈 수 있습니다. 항상 장사가 잘 되는 위치에 가게가 있다면, 사람도 많이 쓰고, 배달과 포장을 고려하지 않아도 좋지만 대부분 좋은 상권에서 장사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배달이나 포장 등의 대안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저희 가게 같은 경우 한 달에 2500만 원 정도의 매출을 배달로만 올렸습니다. 현재 코로나가 거의 종식되어 배달 매출이 예전 같지 않지만, 그래도 그 기간 동안 배달을 고려한 동선을 짰기 때문에 저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지금까지 많은 단골 분들을 유입시켰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사실 홀 영업에 집중하는 것을 가장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적은 인력으로 마케팅, 운영, 영업을 다 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그 한계가 가장 크게 아픔을 줄 때는 매출이 떨어질 때입니다. 많은 분들이 배달은 끝났다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특히 전이라는 음식은 배달의 수요 대비 공급하는 가게의 수가 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달 또는 포장을 항상 고려하시고 주방을 계획하시길 반드시 권장드립니다. 추후 배달을 편하게 하는 법, 디자인 하는 법에 대한 글도 작성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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