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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창업

한국형 오마카세, 이모카세 창업의 현실

by 시전상인 2025.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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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카세 창업,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안녕하세요. 불티나이모네전이라는 가게에서 어머니와 함께 한식오마카세, 불티나이모카세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시전상인입니다.
요즘 이모카세, 삼촌카세 등 한식을 메인으로 한 개인 브랜드 주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흑백요리사에서 이모카세가 유명해진 후 셰프의 영역에 이모카세의 이미지가 생기면서 긍정적인 가치가 상승하면서 한국형 오마카세라는 이미지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한국형 오마카세라는 높은 가치, 부담 없는 운영이 가능한 작은 공간과 적은 인원, 이모리는 오너셰프가 운영하는 독창성 등 얼핏 보면 리스크가 낮고 가치가 높은 음식점 창업 모델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약 1년여간 이모카세를 운영해 본 입장에서 이모카세 창업에 대한 의견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술과 요리를 좋아하지 않으면 창업하지 마세요.


이모카세는 다양한 음식을 코스 또는 한상으로 내어주는 방식 중 하나입니다. 일반 주점과는 다르게 여러 가지 음식을 다양하게, 일본의 오마카세처럼 다양한 시그니처메뉴가 나온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정식과는 다르게 식사의 개념보다는 안주의 개념이 강해 술과의 궁합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평소 술과 음식을 많이 먹어보지 않았거나, 술안주를 조리한 경험이 부족하면 생각보다 메뉴의 깊이와 다양성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하나의 맛있는 음식을 하는 것이 아닌 전체적인 안주의 흐름을 설계하고 술과 어울릴 수 있는 스토리를 녹여내야 합니다.

최근 술을 많이 먹는 문화가 침체되면서, 술을 팔아야 마진이 많이 남는 오마카세의 특성상 운영상 어려움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저도 술과 음식을 몹시 좋아하고, 많이 먹는 편이지만 손님들을 만족시키기는 어려웠습니다.
운영하면서도 손님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받으며 끊임없는 수정을 도모해야 했습니다.
 
음식과 술에 대한 경험과 감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구성은 단순해지고, 1인에 3만 원 이상을 지불하는 손님은 값어치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이모카세 창업을 원한다면 무엇보다 수많은 경험과 시도로 매력 있는 한상 안주를 구성해야 합니다.
구성한 안주가 자신이 원해서, 좋아해서, 진심에서 나온 구성일수록 고객에게 설명하기도 쉬워, 어필하는데도 용이합니다.
 

마케팅할 줄 모르면 하지 마세요

 
이모카세는 대부분 골목 안, 외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회전을 많이 해야 하는 메인상권에서는 크게 메리트가 없기도 하고,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아이템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인원에 맞춰 재료를 준비하기 위해 예약제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약제라는 구조를 하기 위해서는 누가 알아보고 찾아와야만 운영이 가능합니다.

오마카세도 마찬가지, 이모카세 역시 인스타그램, 네이버플레이스, 블로그 등 다양한 마케팅 플랫폼을 활용하지 못한다면 절대 손님을 불러올 수 없습니다.

손님이 없다는 건 매출도 없다는 것, 아무리 좋은 구성과 술로 구성을 했다 한들 홍보를 하지 못하면, 할 줄 모른다면 이모카세 창업은 하지 않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 말은 곧 이모카세라는 아이템은 홍보만 잘한다면, 아주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할 수 있는 모델이란 뜻입니다.

 

생각보다 인테리어와 식기에 돈이 많이 듭니다.

이모카세의 가격은 보통 1인 3~6만 원 사이로 책정됩니다. 그 가격을 받으려면 맛있는 음식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인테리어, 분위기, 식기, 음악, 조명, 말투, 모든 게 다 제 값을 받도록 구성되어야 합니다.

오래전부터 유명한 이모카세의 경우 푸짐한 음식들이 주목받는 경우가 많아, 인테리어적인 요소들은 주의 깊게 보지 않으셨을지 모릅니다.
소주가 무한이라던지, 가성비 좋은 식재료가 싸게 나온다던지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초밥이나 소고기 오마카세 인테리어만큼은 아니지만 개성 있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가장 유명한 이모카세인 창동 즐거운 술상의 경우도 인테리어에 많은 정성이 녹아있습니다.
손님에 대한 응대는 친절함 뿐 아니라, 인테리어, 음식을 담는 그릇, 음악, 조명 등 많은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어 브랜딩이 되어야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마케팅으로 드러나 손님을 부를 수 있는 요소들이 됩니다.

이모카세가 손맛만 있다고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런 가게들은 정말 많기 때문에 인테리어 비용도, 식기와 음악을 고르는 노력과 감각도 많이 들어갑니다.

준비할게 정말 다채롭고 까다로운 일입니다.

매출은 낮고, 순수익만 지키는 구조

가장 중요한 매출 부분입니다.
이모카세뿐만 아니라 모든 오마카세 종류의 영업장이 겪고 있는 현실일 텐데요.

한 줄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매출은 낮지만 꽤 괜찮은 순수익”

쉽게 말해 많이 벌기는 어렵지만 효율적인 장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모카세는 이모 혼자 또는 2인에서 소규모 운영을 할 수 있고, 예약제를 통해 재료를 낭비히지 않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바꿔 이야기하면 테이블 회전율이 낮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회전율이 높지 않아 평수를 늘려 많은 고객을 받으면 좋지만 그러면 인건비가 높아져 순이익이 낮아집니다. 그 영역은 한정식의 영역으로 가게 됩니다.

그래서 많은 오마카세에서 주류를 필수로 해놓는 것도 이러한 애로사항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회전율이 낮기 때문에 주류매출이 없다면 전체적인 매출에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회전율이 낮은 만큼 고객과의 접점을 가지는 시간이 많아지고, 응대를 잘한다면 꾸준한 단골 확보로 일정 수익을 담보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결국 한국형 오마카세, 이모카세는 개인의 브랜딩, 퍼스널브랜딩을 원한다면 좋은 시스템이지만, 큰 확장성을 목표로 외식업을 브랜드화하기에는 어울리지 않은 시스템입니다.

이모카세 창업은 누구에게 어울릴까?

이모카세 창업은 적은 자본으로 꽤나 높은 객단가를 올릴 수 있는 매력적인 아이템임은 분명합니다. 

한식이 대세를 이루는 요식업시장에서 차별화를 가질 수 있는 포인트도 많고, 수요층도 넓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창업을 하면 좋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외향적인 성격의 디자인적 감각이 있는 사람이 창업하면 좋은 업종인 것 같습니다.

 

손님과의 대화와 피드백이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이고, 나오는 요리부터 순서, 분위기 그리고 이것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마케팅적인 능력도 갖춘 사람, 단순 반복보다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하면서 그 과정 역시 SNS에 담아낼 수 있는 사람이 잘 어울립니다.

 

한국형 오마카세 이모카세는 할 게 너무 많은, 이것저것을 다 건드려야 하는 복잡한 창업이지만 한식이 점차적으로 글로벌 관광객들에게 사랑받을수록, 그 가치와 영향력은 더 높아질 것 같습니다.

 

이모카세 창업이 궁금하다면?

 

이모카세에 관심이 있다면 일단 여러 곳의 이모카세를 가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이모가 운영하는 이모카세뿐만 아니라 삼촌이 운영하는 삼촌카세, 제철카세, 한식카세 등 다양한 카셋집에 방문하시면, 제가 앞서 말씀드린 요소들을 잘 갖춘 집들이 성황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만나는 다양한 이모와 사장님들께 창업에 대한 궁금증을 물어본다면 반갑게 이것저것 잘 알려주실 겁니다.

 

저희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어머니와 함께 서울 은평구에서 불티나이모네전이라는 예약제 이모카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8 좌석이란 작은 규모에서 이것저것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계속해서 진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한국형 오마카세 창업을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 또는 쪽지 주시면 제가 겪은 바에서 다양한 답변을 드릴 수 있습니다. (한 번쯤 직접 맛보러 오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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