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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광장시장 바가지 전집 논란, 전통시장의 몰락인가

by 시전상인 2023.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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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을 운영하는 시전상인입니다.
광장시장에 나온 한 전집의 바가지 논란으로, 전통시장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진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 요새입니다.

전통시장에서 전집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광장시장과 전통시장에 대한 견해를 적어보고자 합니다.

전통시장의 현재

전통시장(재래시장)은 자연스럽게 생긴 시장으로 상품이나 용역 거래가 상호 신뢰에 기초하여, 주로 ‘전통적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장소로 정의됩니다.

식자재나 물건이 다양하고 저렴한 장점이 있으나, 전통적 방식을 고수하는 곳이 많아 카드결제 기피, 불친절, 위생문제 등 편의시설과 서비스 운영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어 호불호가 많습니다.

과거, 전통적 방식을 고수하는 전통시장이 외면받고, 몰락하기 시작하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시장을 살리기 위해 많은 투자를 시작했고, 그 결과 현재 광장시장, 남포동 깡동시장 등 전 세계 관광객이 모이는 글로벌형 전통시장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글로벌 문화관광형 시장 광장시장


광장시장 바가지 논란

최근 글로벌형 전통시장 중 하나인 광장시장에서 한 유튜버를 통해 15000원짜리 부실한 모둠전을 파는 가게가 소개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그 사건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마치 축제 바가지 논란 때처럼, 전통시장 전체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후 광장시장에 국내 손님들은 발길을 끊었다는 기사가 속출하고, 글로벌형 시장들은 정량제 표기 등의 대책을 내세웠습니다.
광장시장 바가지 논란은 지금까지도 광장시장을 포함한 전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공론화되어가고 있습니다.

15000원짜리 전의 모습


왜 바가지 전집이 생겼을까?

왜 그 전집은 15000 원에 볼품없는 전을 내어주고, 게다가 현금까지 요구했을까요?
장사가 안 되는 집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하지만, 수많은 제살 깎아먹기 식 장사를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관광객이 많아 단골보다 신규가 더 많을 때 생기는 욕심이 불러오는 서비스 미숙입니다.
손님이 음식을 남겨도 왜 남겼지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무조건 다음 손님 회전을 위해 장사하는 경향이 생깁니다.
저희 가게의 경우도 명절에 사람이 몰리면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서비스하기 어려운데, 매일 사람이 몰리는 시장에서는 오죽할까 합니다.

또, 이런 글로벌형 시장, 명동 길거리 시장 등 관광객을 포함한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는 세가 굉장히 비쌉니다.
저도 작은 전통시장에서 장사를 하지만, 월세와 보증금이 인근 먹자 상권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비싼 월세와 물가를 극복하고 수익을 내기 위해 품질을 낮추는 우를 몇몇 가게가 범해버렸고, 수많은 유동인구가 다녀간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그 유동인구 중 한 명이 올린 영상의 파급력을 무시한 결과가 지금과 같은 현상을 초래한 것입니다.

논란 때문에 전통시장은 몰락하는가?

하지만 꼭 이런 현상 때문에 광장시장이 몰락하게 되었을까요? 아니, 정말 몰락했을까요?
전통시장에 쏟아지는 비난과 논란은 예전에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많은 상권도 항상 잘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부흥과 쇠퇴를 반복합니다.
백화점이나 메가 쇼핑몰, 축제나 놀이공원에서 파는 음식점 역시 바가지와 가성비 논란이 끊임없이 일어났습니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은 어쩔 수 없이 논란이 발생하게 됩니다. 요즘같이 모든 사람들이 여러 콘텐츠를 쉽게 업로드하고, 자극적인 내용은 기사화하는 언론이 있기에 그 파급효과는 더욱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광장시장은 너무 많은 사람이 몰리는 곳이었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장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질이 좋지 않은 상인들이 많았던 것입니다.

뉴스에서는 이 기사가 나간 뒤 후속기사를 위해 광장시장 상인들을 인터뷰합니다.
장사가 안된다고 하지만, 제가 보기엔 단체를 받기 힘든 작은 노점들이 여느 때처럼 연말에 장사가 잘 되지 않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논란이 되었던 그곳 옆, 큰 규모의 빈대떡집과 육회집은 연말 특수로 더욱더 인산인해입니다.

꼭 작고 협소하고, 전통적인 방식만을 따르는 곳이 전통시장에 속한 가게일까요?
전통시장에서 손님을 독식하는 큰 가게들은 전통시장이 아닌 것일까요?

전통시장에서 살아남기

이런 이슈나 논란이 퍼지면 사실 가장 피해를 보는 가게는 생긴 지 얼마 안 되거나, 마케팅을 잘하지 못해 인지도가 없는 가게들입니다.
소비자들은 이런 이슈가 생기면, 해당 지역을 기피하고 배제하기보다는 더욱더 꼼꼼히 가게들을 검증합니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스마트플레이스, 인스타그램, 주변 지인의 평가 등이 큰 요소로 작용합니다.

물론 너무 도 넘은 관광지의 행태처럼 상인들 모두가 담합하여 경쟁력을 낮춘다면, 방법이 없겠지만 이해관계자가 너무나도 많은 광장시장에서 늘 줄 서는 집을 보면 이런 논란이 오히려 그들을 가치 있게 만들어줍니다.

전통시장 바가지 논란을 기회삼아 마케팅에 활용하는 곳이 다시 상권이 회복했을 때 앞서 나갈 수 있습니다.

논란이 생길 때, 자신의 가게와 상권을 꾸준히 케어하고 시스템을 만들 줄 알아야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건 광장시장 주변을 자리하고 있는 대형 빈대떡, 육회 전문점들, 줄 서있는 노점들의 사례에서 배워야 할 점입니다.

논란이 생긴다는 건 그곳 시장이 고이지 않고 변화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시장, 마켓의 형태는 계속 변하지반 그 속에서 살아남는 브랜드들은 계속 견고해져 갈 것입니다.

최근 심한 경기 불황으로 인해, 많은 곳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어렵지만 자신의 브랜드를 잃지 않고 흔들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전통시장이, 아니 시장이 변화할 때 몰락하는 건 우리가 먼저일 수도 있으니까요.

대림시장에 위치한 불티나이모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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