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관점에서 생각해야 되는 배달자영업자가 나아가야 할 방향
배민클럽에 대한 욕은 이제 그만하겠습니다. 해도 나아질 것 같지 않고, 배달업을 그만두기 전까지는 플랫폼에 얽매이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배달업을 그만두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 것도 사실, 이 상황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지 방안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1. 배민클럽, 무료배달 플랫폼의 장점
일단 사장님들한테는 장점이 없습니다. 이 악물고 수수료를 더 떼가겠다는데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하지만 소비자들에게는 다양한 장점이 있습니다. 먼 곳이든 가까운 곳이든 무료배달로 시킬 수 있다는 장점은 기본입니다.
소비자들에게는 여러 가게에서 여러 가지 음식을 다양하게 시킬 수 있는 선택권한이 넓어졌습니다.
예전에는 배달비가 부담되어 한 가게에서 다양한 메뉴를 시키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여러 가게에서 여러 메뉴를 조합해서 시켜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게 되었습니다.
최소주문금액이라는 허들이 있지만,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는 꽤 큰 장점으로 다가옵니다.
이제는 돈가스집에서 돈가스를, 제육볶음집에서는 제육볶음만 따로 시켜서 조합하지, 돈가스 전문점에서 맛이 떨어지는 사이드 제육을 굳이 사 먹지 않아도 됩니다.
소비자들은 최소주문금액 때문에 조금 더 돈을 쓰더라도 배달비를 지불하지 않기 때문에, 조금 더 먼 곳에 있는 전문점, 맛집 등을 찾아서 주문하게 됩니다.
이미 전문적인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는 대형프랜차이즈의 경우 큰 변화가 없겠지만 배달은 하는 소브랜드, 개인브랜드의 경우 큰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2. 배민클럽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세
배민클럽이라는 횡포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답을 제시합니다. 객단가를 높여라, 최소주문금액을 높여라, 인건비를 줄여라 등등 말이죠.
그러나 저는 오히려 소비자의 관점에서 전문성을 더더욱 높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소비자는 효율적이든 아니든 배달비 무료라는 혜택을 통해 상품의 전문성을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다양한 메뉴를 많이 파는 배달전문점보다는 적은 수의 메뉴를 더 전문적으로 더 가치 있게 파는 매장들이 계속해서 주문수가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우리 가게클릭, 울트리콜 마구 꽂기 등 배민이 좋아하는 광고를 마구마구 돌린다면 이러한 전문성이 약해도 매출은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순이익적인 측면에서는 참담할 것입니다.
3. 전문성을 가지기 위한 방법
배달은 홀 매장과는 다릅니다
홀매장은 차별화된 가치를 소비하고 자랑하기 위해 가는 경향이 많지만 배달매장은 홀매장보다 더 안정적인 가치와 맛을 소비하길 원합니다.
리뷰, 위생 등의 신뢰적인 부분이 배달매장에서 꾸준히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문성을 가진다는 것은 겉으로는 좋아 보일지 몰라도 깊게 생각해 보면 핵심타깃을 좁힌 대신, 타깃의 수가 줄어드는 걸 의미합니다.
50개 메뉴를 팔던 김밥천국이던 매장이 김밥만 팔면 매출이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배달시장에서의 소비자의 선택은 결국 전문적인 매장이 될 것입니다. 더 높은 객단가를 지불해서라도 말이죠. 어차피 배민클럽은 높은 객단가에 수수료를 퍼센트로 떼가기 때문에 손해가 없습니다.
슬프지만 가격이 싼 건 메리트가 점점 사라 질 겁니다. 업주에게도 배민에게도.
전문성을 위해서 메뉴를 줄일 수 없다면 요리하는 사람이 전문적이어야 하는 스토리텔링을 입혀야 합니다. 어떻게든 전문적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저희 가게의 경우에도 사이드 메뉴를 차근차근 없앨 계획입니다. 기존 떡볶이 같은 사이드를 같이 판매하고 있지만 전은 저희 가게에서 떡볶이는 수많은 브랜드 중 하나에서 골라서 시켜 먹는 게 훨씬 더 맛있고 다채로운 구성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대신 메인메뉴를 더욱더 부각하는 방안을 고민 중입니다. 카피라이팅을 조금 더 신경 쓴다던지, 시그니처 메뉴에 대한 홍보물을 기획한다던지 말이죠.
그리고 메뉴를 더 간소화해서 조금 더 생산성과 효율성을 늘리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도 말이죠.
4. 더 나아지길 바라는 바람
앞으로 수수료는 더 올라가고, 재료비와 인건비도 더욱더 올라가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자영업을 포기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무엇이든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래도, 조금 플랫폼이 독재가 덜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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